조선 선비의 철학이 담긴 연못 — 한국 3대 정원 서석지, 직접 다녀왔습니다"
경북 영양 서석지 현장 답사 | 400년 은행나무와 90개 서석이 만드는 비밀의 정원"
담양 소쇄원과 어깨를 나란히! 잘 알려지지 않은 경북 영양 서석지, 가기 전에 꼭 읽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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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석지 (瑞石池) 란 어떤 곳인가
서석지는 1613년, 조선시대 성리학자이자 시인이었던 **정영방(鄭榮邦, 1577~1650)**이 만든 정원입니다. 정영방은 1605년 과거에 합격했으나 관료로 진출하지 않고 학문으로 일생을 보냈습니다.
담양 소쇄원, 보길도 윤선도 원림과 함께 우리나라 3대 정원으로 손꼽히는 곳이지만, 그 이름에 비해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찾아가는 길이 쉽지 않아서일까요. 오히려 그 덕분에 이곳은 더욱 고요하고 깊었습니다.
정영방이 광해군 5년(1613)에 벼슬을 버리고 낙향하여 은둔하였을 때 조성한 것으로, 연못과 정자로 구성된 조선시대 민가 정원시설입니다
경상북도 영양군 입암면 연당리.

연못 안의 우주 — 서석(瑞石)의 신비
서석지라는 이름은 연못 속 돌무리에서 비롯됩니다.
가로 13.4m, 세로 11.2m, 깊이 1.3~1.7m의 'U자형' 연못 안에 물 위에 나타난 것 60여 개, 물에 침수된 돌 30여 개 등 90여 개의 서석이 물속에 잠기기도 하고 드러나기도 하면서, 못 가운데 연꽃의 향기와 함께 색다른 정취를 더해 줍니다.
연못의 동북쪽에서 물이 들어오는 곳을 읍청거(挹淸渠), 서남쪽으로 물이 나가는 곳을 **토예거(吐穢渠)**라고 했습니다. '맑음을 들이고 더러움을 내보낸다'는 뜻입니다. 연못 하나에도 선비의 철학이 깃들어 있었습니다

사우단(四友壇) — 네 벗과 함께하다
주일재 앞에는 네모 모양의 단을 만들어 매화, 국화, 소나무, 대나무를 심고 '사우단(四友壇)' 즉 '네 벗의 단'이라 이름하였습니다.
겨울에도 굳건한 소나무, 눈 속에 피는 매화, 늦가을까지 향기를 잃지 않는 국화, 곧게 자라는 대나무. 이 네 가지 식물은 선비가 평생 닮고자 했던 인품 그 자체였습니다.

정(敬亭)과 주일재(主一齋)
연못 서쪽에는 큰 정자 건물인 경정(敬亭)을, 북쪽에는 앞면 3칸의 작은 서재인 주일재(主一齋)를 배치하였습니다. 뒤편에는 방과 부엌 등이 있는 살림집을 두었으며, 정자 공간과 살림집은 담장으로 분리하고 있습니다.
반들반들 윤기가 흐르는 마루 바닥은 오랜 세월의 흔적을 그대로 머금고 있으며, 경정 서까래에는 정영방이 서석지를 읊은 《경정잡영(敬亭雜詠)》이 걸려 있습니다

자연을 인공적으로 재배치해 원을 꾸미는 방식이 아니라, 주어진 자연을 최대한 이용하고 인공적인 장치는 최소한으로 해 하나의 우주를 만들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서석지.
한번 다녀온 뒤로는 자꾸 생각나는 곳이 될 것 같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꼭 한 번, 연꽃 피는 7월에 다시 찾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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