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필로 그린 네모 칸 위로 아이가 한 발로 폴짝폴짝 뛰어오릅니다. 1975년 서울의 골목, 자동차보다 아이들이 더 많던 시절. 작은 돌멩이를 던져 넣고 균형을 잡으며 칸을 건너는 사방치기는 단순하지만 치열한 놀이였습니다. 해진 운동화와 교복 치마, 웃음 섞인 야유와 응원이 뒤섞이며 골목은 작은 운동장이 됩니다.

아파트 단지가 막 들어서기 시작하던 1970년대 반포. 한강변 모래바람과 공사장의 먼지가 뒤섞인 풍경 속에서 도시 확장의 숨결이 느껴집니다. 낮은 건물과 공터, 그리고 멀리 보이는 강변은 지금의 세련된 반포와는 사뭇 다른 모습입니다. 개발과 성장의 상징이던 시절, 서울의 미래가 그려지던 현장입니다.

골목을 따라 늘어선 작은 점집들, 붉은 글씨 간판과 부적이 바람에 흔들립니다. 취업, 시험, 군 입대, 혼사까지 삶의 중요한 고비마다 사람들은 이 거리를 찾았습니다. 산업화의 속도 속에서도 여전히 남아 있던 전통적 믿음과 생활 신앙의 흔적. 도시의 또 다른 이면을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지금은 월드컵경기장과 방송국이 자리한 상암동이지만, 1975년의 이곳은 논밭과 비포장길이 이어지던 변두리였습니다. 소달구지와 자전거가 오가고, 아이들은 흙길에서 뛰놀던 시절. 서울의 끝자락이던 상암동의 한적한 풍경은 도시 확장 이전의 순수한 농촌적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어린이들이 자갈을 나르는 모습. 1973년 서울은 사람들의 땀으로 세워지고 있었습니다.

산비탈을 따라 다닥다닥 붙은 집들, 좁은 골목길과 계단이 이어진 금호동의 풍경. 달동네의 삶은 팍팍했지만 이웃 간의 정은 깊었습니다. 빨랫줄에 널린 옷가지와 문 앞에 놓인 연탄이 당시 서민 생활의 현실을 보여줍니다.

점심시간, 공장 마당이나 학교 운동장 한켠에서 펼쳐진 탁구 한 판. 셔츠 소매를 걷어붙인 채 라켓을 휘두르는 모습에는 짧은 휴식의 활력이 담겨 있습니다. 1970년대 탁구는 국민 스포츠라 불릴 만큼 큰 인기를 끌었고, 일상 속 작은 승부가 사람들에게 활력을 주었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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